복어 이야기
복어집 내부에 깜찍하게 보이는 복어 형상이 있어서... 찰칵!
며칠 전에 복집에 가자고 해서 다녀왔지요.
원래 복어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딸내미 내외의 성의를 봐서라도... ^^
이 집은 원래 “금수복집”이었었는데 어느새 체인점이 되면서 상호가 “복이오”로 바뀌었더라구요.
복어 음식점 입구
깔끔한 모법업소입니다.
수족관에 전시된 복어
"참복"을 "검자주복"이라고도 부른다던데...
요 녀석들이 자주복인지 검자주복인지는 잘 모르겠구요...
“복어”라는 이름은 복어가 적으로부터 공격을 당하거나 위협을 받으면 뱃속의 공기를 부풀려 덩치가 커 보이게끔 하는데서 “배”를 뜻하는 배 “복(腹)” 자(字)와 관련이 있다고도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복어는 전 세계적으로 120~130종이나 있지만, 식용 가능한 종류는 참복과 황복, 자주복, 검복, 까치복, 은복, 복섬, 밀복, 졸복, 가시복, 거북복 등 몇 종류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복어가 가진 독특한 미감은 오래 전부터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는데,
미식가들은 복어를 철갑상어 알인 ‘캐비아’와 떡갈나무 숲의 땅속에서 자라는 버섯인 ‘트러플’, 거위 간 요리인 ‘푸아그라’와 함께 세계 4대 진미로 꼽기도 합니다.
중국 북송 시대의 시인 소동파는 복어 맛을 가리켜 “사람이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고 극찬했다고 합니다.
복어를 좋아하기는 일본인도 매한가지입니다.
“복어를 먹지 않는 사람에겐 후지산을 보여주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참복을 최고로 치지만, 중국에서는 황복이, 일본에서는 자주복이 인기가 있답니다.
복어는 이외에도 가까이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사람들과, 멀리는 이집트인들도 먹는데 이집트에서는 복어 껍질로 만든 지갑이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믿음이 있다고 합니다.
아마 복어의 몸이 부풀어 커지는 데서 연유한 상징적 의미인 듯합니다.
아주 밝지도 않고 어둡지도 않게 적당한 조명등
음식점 내부에는 장식물이 여럿 있습니다.
복어를 형상화한 짚공예품
술독과 짚공예품
복어껍질무침과 튀김도 맛이 있었습니다.
복어는 회를 최고의 맛으로 치는 생선으로 굵은 뼈 외에 잔가시가 없어서 먹기에 편한데 껍질무침 또한 별미입니다.
매운탕도 시켰고...
맑은탕(지리)도 주문했고...
복어까스도 시키고... 하긴 취향이 워낙 다양해서리...
복어의 효능
복어는 암, 궤양 등의 예방도 해주며, 쇠약한 환자의 회복에도 매우 좋다고 한다.
숙취해소에도 아주 좋아서 복어탕의 국물과 함께 술을 마시면 다음날 비교적 말끔하다고 말하는 술꾼들이 많다.
복어는 여자에게도 좋은 음식인데 무기질과 비타민이 많이 함유되어있고, 저칼로리에 고단백 음식이며, 콜레스테롤이 낮은 음식으로 다이어트에 좋다고 한다.
또한 여자들의 폐경을 뒤로 늦춰주는 효과가 있으며, 노화방지와 갱년기 장애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한다.
민간요법으로는 복어가 나병과 관절염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하나, 진의는 알 수 없다.
복어는 또 허리와 다리를 튼튼히 하는 것으로 전해오고 있으며 치질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복어의 맹독
복어의 난소, 간, 신장, 안구 등에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맹독이 있다.
이는 소량인 1mg 정도만 먹어도 목숨을 앗아갈 정도이며 청산가리보다 13배 정도 강하고 독성이 강한 시기에는 복어 한 마리가 가진 독으로 1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한다.
테트로도톡신은 신경계에 작용해 중독되면 입술 주위나 혀끝이 마비되고 손끝이 저리며 구토를 하고 심한 경우 전신마비가 나타나 몸 전체가 경직되는데 결국 호흡곤란으로 사망하게 된다.
복어 중독 증상은 식후 20~30분, 늦어도 2~3시간 후에 나타난다.
중독증상은 30분 이내에 시작되어 한 시간 반에서 여덟 시간 내에 치사율이 40~80퍼센트에 이른다.
심한 경우에는 증세가 나타난 후 10분 만에 사망하기도 한다.
복어 독에 의한 사망 여부는 보통 중독 뒤 여덟 시간 이내에 결정된다.
그래서 중독 증상이 나타난 후 8시간 생명을 유지하면 회복할 가망이 있다고도 한다.
복어독 중독 증상을 보이면 독이 주로 위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즉시 토하게 하여야 하며 병원으로 최대한 빨리 옮겨 치료해야 한다.
테트로도톡신은 해독제가 없다 보니 중독되면 독을 희석시키기 위해 다량의 물을 투입하여 위장을 씻어내야 한다.
중독 시 생사는 초기대응에 달려 있다. 일단 중독되면 몸이 마비되어 스스로 숨을 쉴 수가 없으므로 병원으로 이송하는 동안 반드시 인공호흡을 통해 호흡을 유지해야 한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의식은 있는데 몸이 마비되어 전혀 움직일 수 없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극심한 공포를 겪었다고 한다.
복어의 독은 치명적이지만 이것을 적당히 역이용하면 의약품으로서의 효과를 기할 수도 있다는데...
예를 들면, 류머티즘. 신경통 등에 진통. 진정제로서도 이용된다고 하네요.
예전에 어렵게 살던 시절에는 복어를 함부로 먹고 중독사했다는 보도가 종종 있었습니다.
복어의 조리는 일반인이 함부로 하여서는 안 되며 반드시 관련 자격증이 있는 조리사가 조리한 것을 먹는 것이 안전합니다.
복어의 제철은 11월에서 다음해 2월까지로 알려져 있고 그때가 가장 맛이 좋다고 하는데,
꽃피는 계절이 되면 복어의 독성이 더 강해지고 맛도 떨어진다고 합니다.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이 바로 앞이네요...
새해에 복어의 배처럼 온갖 복(福)이 가득가득 하시길 두 손모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