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의 세시풍속
세배는 정월 보름까지도 할 수 있대요.
세배와 덕담
근간에 와서 세배(歲拜)는 설날에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지요.
정월 초하룻날(음력 1월 1일) 아침에 아랫사람이 집안의 웃어른들께 먼저 세배하고, 친척들에게는 성묘를 한 후에 세배하지요.
정월 초하룻날 하루에 세배를 다 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세배를 드려야 할 어른이 먼 곳에 살고 있거나 할 경우, 정월 대보름 안에만 세배를 하면 예절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라고 해요.
웃어른에게 세배를 할 때는 절을 하고 나서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시고 오래오래 사십시오.” 등의 새해 인사말을 합니다.
세배를 하면 어른들은 아랫사람들에게 처지와 환경에 알맞은 말을 해 주는데 이것을 '덕담(德談)'이라고 하지요.
가령, 취직을 못하고 있는 친척 아랫사람에게는
“아무개는 금년 여름에 큰 회사에 취직했다지?”
하고 가상의 일을 실제로 일어난 것처럼 말해 줬지요.
“결혼해라”, “취직해라” 하는 식으로 무슨 명령조로 하는 게 ‘덕담’이 아니라는 거지요.
그렇지만 근래에는 대부분 세배를 받는 이가
“새해에는 승진하기 바라네.”, “새해에는 소원성취하기 바라네.” 등의 ‘덕담’을 합니다.
꿩 대신 닭
새해 아침에는 떡국을 먹지요. 차례 상에도 떡국을 올리지요.
떡국에는 꿩고기를 넣어 맛을 냈는데 가난한 집에서는 꿩고기를 구하기가 어려워서 꿩고기 대신 닭고기를 넣어 떡국을 끓여 먹었어요.
이 때문에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생겼답니다.
복조리에 복을 가득...
예전에는 쌀에 돌이 많이 섞여 있어서 쌀을 씻을 때 조리로 돌이나 뉘를 골라냈지요.
뉘는 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벼 알갱이를 말해요.
지금은 쌀을 찧는 기계와 돌(石) 따위를 골라내는 방법이 발달하여 뉘나 돌을 다 골라내 주지만, 옛날에는 부엌에서 꼭 필요한 물건이었지요. 복조리는 복을 가져다준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지요.
복조리는 먼저 살수록 복이 많이 들어온다고 믿었기 때문에 이른 새벽에 사람들이 앞 다투어 복조리를 샀답니다.
복조리를 파는 사람이 집집마다 담장 안으로 복조리를 던져 놓고 나중에 복조리 값을 받아가는 방식도 있었지요.
윷놀이
윷놀이는 삼국 시대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놀이에요.
보통 설날부터 정월 대보름까지 했는데 박달나무나 싸리나무로 원통 모양의 나무를 깎되 한 면은 납작하게 깎아 윷가락을 만들어요.
윷가락은 네 개인데 던져서 몇 가락이 엎어지는지, 뒤집어지는지에 따라 도, 개, 걸, 윷, 모로 나눠요. 이것은 각각 돼지, 개, 양, 소, 말을 의미했지요.
이런 가축들을 잘 키우려는 뜻으로 놀이를 만들었다고 짐작하지요.
연날리기
연을 바람에 날리며 노는 연날리기는 삼국 시대 전부터 전해 내려와요.
나쁜 것을 물리치고 복을 부른다는 뜻도 담겨 있어요.
연의 모양은 방패연, 가오리연, 제비연 같은 게 흔하지만 독창적으로 재미있는 연을 만들기도 한답니다.
노는 방법은 연을 날려 연줄이 서로 만나게 했을 때 끊어지지 않고 버티는 연이 이기는 거예요.
이기려는 마음으로 연줄에 풀을 먹이거나 돌이나 사금파리(사기그릇의 깨진 작은 조각)를 갈아서 줄에 바르기도 하지요.
부럼 깨물기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밤, 호도, 잣, 은행 같은 것을 깨무는데 이걸 '부럼'이라고 해요.
부럼을 깨물면 이가 단단해진다고 믿었어요. 또 한 해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믿었지요.
사실 부럼에는 좋은 영양소가 들어 있어서 과학적으로도 근거 있는 풍습이랍니다.
풍년을 점치는 줄다리기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로, 윗마을과 아랫마을 등 양편으로 사람을 나누어 줄을 당기는 놀이예요.
줄다리기하기 전 며칠 전부터 마을 젊은이들이 새끼줄을 여러 겹 꼬아 두꺼운 동아줄을 만들지요.
줄 머리에는 고리를 만드는데, 암줄은 고리를 넓게 수줄은 좁게 만들어 암수를 서로 엮어 비녀처럼 빗장을 질러요.
줄다리기는 사람들의 힘이 한데 모아져야 하기 때문에 협동심을 중요하게 여긴 농촌에서 즐기던 놀이지요.
더위팔기
대보름날 해가 뜨기 전, 아침 일찍 일어나 더위를 팔았어요.
이웃 친구를 찾아가 이름을 불러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 가라.'고 말해요.
이 말을 하면 더위를 판 것이 되고, 한 해 동안 더위를 먹지 않다고 여겼지요.
물론 재미로 그런 것인데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던 사람은 친구가 부를 때 대답을 하는 대신, '내 더위 사 가라.'고 먼저 말하거나 '내 더위, 네 더위, 맞더위.' 하고 말하면 돼요.
오곡밥과 나물
정월 대보름에는 찹쌀에 기장, 찰수수, 검정콩, 붉은팥을 섞어서 지은 오곡밥을 먹어요.
반찬으로는 고사리, 버섯, 호박고지, 가지껍질, 무시래기, 묵나물 같은 것을 먹지요.
겨우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을 섭취하기에 좋은 음식이에요.
지신밟기
정월 대보름에는 농악대가 집집마다 돌며 땅을 밟아요.
땅을 지키는 지신, 터줏대감을 달래어 가정과 마을의 평안을 비는 거예요.
땅을 밟으면 터줏대감은 좋아서 그 터에 사는 사람들에게 복을 주고 잘 보살펴 준다고 믿었지요.
그래서 땅을 밟아 주는 농악대에게 집주인은 술과 음식을 대접하고 돈이나 곡식을 주어 고마운 뜻을 전했어요.
나무 시집보내기
나무를 시집보내는 방법은 나뭇가지 사이에 멀리서 가져온 돌멩이를 끼워 넣는 거예요.
이때 나무한테 말을 걸어야 해요. '잘 달려 주려나?' 하면 다른 사람이 '오냐. 잘 달려 주마.' 하고 답합니다.
이때 쌀뜨물을 나무에 주기도 해요. '둥글둥글 잘 커라.' 하고 말하기도 하지요.
실제로 돌을 가지 사이에 끼우면 가지가 너무 붙어서 자라는 걸 막아 주게 되니 잎이나 열매가 햇볕을 넉넉히 받을 수 있어요.
귀밝이술
정월 대보름 아침에는 귀밝이술(耳明酒-이명주)이라고 하여 차가운 청주를 한 잔씩 마셨어요.
그러면 귀가 어둡지 않고 남의 말을 잘 들을 수 있다고 여겼어요.
또 한 해 동안 즐거운 소식을 많이 듣게 된다고 믿었어요.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도 마셨다고 해요.
쥐불놀이
정월 대보름 전날에 논밭 두렁의 마른 풀에 불을 놓아 모두 태우는 풍습이에요.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쥐를 잡거나 풀에 붙어 있는 해충 알을 태워 없애려는 뜻도 있었지요.
타고 남은 재는 다음 농사에 좋은 거름이 돼요.
또 불을 놓으면 잡귀도 쫓고 나쁜 기운이 달아난다고 여겼답니다.
달타령 / 김부자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61회 현충일 (0) | 2016.06.06 |
---|---|
사찰음식 (수국사 편) (0) | 2016.05.16 |
법당에서 법당으로 (0) | 2016.02.15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0) | 2016.02.08 |
정겨운 선물 (0) | 2015.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