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정월 대보름 음식

로제로제 2020. 2. 8. 01:57

 

정월 대보름 음식 이야기

 

정월 대보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문제로 각 지자체 등에서는 정월 대보름 행사를 대폭 축소하거나 취소했다고 한다.

 

설날 이후 처음 맞는 음력 1월 15일 보름날은 ‘정월 대보름’이라고 하여 전통적으로 중요한 명절의 하나였다.

정월 대보름은 상원(上元) 또는 오기일(烏忌日)이라고도 한다.

조상들이 어떤 면에서는 설날보다도 더 성대하게 지냈던 명절로, 보통 그 전날인 14일부터 행하는 여러 가지 풍속들이 있다.

원래는 설날부터 대보름까지 15일 동안이 축제기간이었으며, 이 시기에는 빚 독촉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중요한 명절이었다.

또한 세배를 드릴 수 있는 마지막 기한이기도 하였다.

 

 

정월대보름에는 다리밟기, 달맞이, 달집태우기, 더위팔기, 복토(福土)훔치기, 석전(石戰 돌싸움), 액막이연 날리기, 쥐불놀이, 줄다리기, 고싸움, 차전(車戰)놀이, 쇠머리대기 등 다양한 의식과 민속놀이를 하였는데, 이 풍속들은 오늘날에는 대부분 행해지지 않지만 일부는 이어져 오고 있다.  

 

 

정월 대보름의 음식

 

이 날은 오곡밥에 취나물 같은 묵은 나물을 먹으며 귀밝이술을 마시고 부럼을 깨면서 한 해의 건강과 소원을 빈다.

 

 

부럼:

설날 아침에 떡국을 먹음으로써 나이를 먹는다면, 정월 대보름에는 ‘한 해 동안 아무 탈 없이 평안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 달라’고 건강을 기원하며 아침 일찍 부럼을 나이 수만큼 깨 먹었는데 이를 '이박기'라고 하며 부럼을 깨물면서 부스럼이 나지 않도록 바라는 관습이 여전히 남아 있다.

부럼은 피부질환을 가리키는 ‘부스럼’에서 유래된 말로, 딱딱한 견과류인 땅콩, 호두, 밤 등을 가리킨다. 

 

 

오곡밥:

오곡밥을 지어 먹는 풍습은 신라 시대부터 있었다고 한다.

오곡밥은 찹쌀에 기장, 찰수수, 서리태(검정콩), 적두(붉은팥)의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 지은 잡곡밥이다.

오늘날에는 이를 다소 변형시켜 차조(차좁쌀), 흑미, 콩 등으로 대체하기도 하며 취향에 따라 밤이나 대추 등을 더 넣기도 한다.

오곡(五穀)은 원래 쌀, 보리, 콩, 조, 기장의 다섯 가지 중요한 곡식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만 ‘오곡백과(五穀百果 - 온갖 곡식과 과실)’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농사짓는 모든 곡식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곡밥을 먹는 이유가 모든 곡식이 다 잘되도록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도 있는 것이다.

앞에서 정월 대보름을 ‘오기일(烏忌日)’이라고도 부른다고 했는데 이에는 그 유래가 있다.

오기일(烏忌日)은 까마귀를 기리는 날이라는 뜻이며 음력 정월 보름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오곡밥의 유래

 

≪삼국유사≫에 따르면,

488년 정월 대보름 신라 21대 소지왕(炤智王)이 천천정(天泉亭)으로 행차하는데 갑자기 까마귀와 쥐가 시끄럽게 울었다.

그리고는 쥐가 사람의 말로 왕에게 아뢰었다.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따라가 보옵소서."

 

임금은 신하를 시켜 까마귀를 따라가게 했다.

신하가 까마귀를 좇아 지금의 경주 '서출지(書出池)'라는 연못에 다다랐을 때, 돼지 두 마리가 싸움을 하고 있었다.

신하는 돼지 싸움을 구경하다가 그만 까마귀를 놓쳐 버렸다.

 

그때 노인이 연못에서 나와 봉투를 내밀며,

"그 봉투 안의 글을 읽으면 두 사람이 죽을 것이요, 읽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입니다."

라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開見二人死 不開一人死 (개견이인사 불개일인사)"

"열어 보면 두 사람이 죽고, 아니 열면 한 사람이 죽으리라."

 

 

신하가 이 일을 임금에게 아뢰었으나,

임금은 두 사람이 죽는 것보단 한 사람이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해 내용을 읽지 않으려 했는데 옆에 있던 일관(日官)이 말하기를,

"폐하, 두 사람이라 함은 보통 사람을 말하고, 한 사람이라 함은 폐하를 말하는 것이니, 속의 글을 읽어 보시옵소서."

일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임금이 봉투를 열어 보니 이렇게 적혀 있었다.

 

"射 琴 匣 (사 금 갑: 거문고 갑을 쏘시오)"

 

임금은 곧 왕비 방의 거문고 갑을 활로 쏘게 한 뒤에 열었더니 두 사람이 숨어 있었다.

이 두 사람은 왕비와 어떤 중이었는데, 중이 왕비와 한통속이 되어 임금을 해치려 했던 것이었다.

 임금은 두 사람을 처형하고 나서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까마귀를 기리기 위해 정월 대보름을 오기일(烏忌日)이라 해서 약밥(약식. 찹쌀을 물에 불려 시루에 찐 뒤에 꿀 또는 흑설탕, 참기름, 잣, 대추, 진간장, 밤 따위를 넣고 다시 시루에 찐 밥)을 지어 제사를 지냈다.

귀한 재료를 구하기 어려웠던 일반 백성들은 약밥(약식) 대신에 비교적 흔했던 잡곡을 섞은 밥을 지어 먹으며 평안과 풍년과 건강을 기원한 데서 오곡밥이 유래했다는 것이다.

 

 

오곡밥은 성씨(姓氏)가 다른 세 사람 이상이 나눠 먹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셋 이상의 씨족들이 오곡밥을 나눠 먹으며 화합하여 살아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12지신상(支神像)

 

12지신(支神) 중에서 쥐(子)와 돼지(亥)

이 이야기에서 임금의 목숨을 구하는 데 공이 있는 쥐(子)는 12지신(支神) 중 제일 처음이고, 돼지(亥)는 12지신(支神) 중 제일 마지막인데 까마귀는 12지신(支神)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별도로 까마귀를 위한 제사를 지냈을 거라는 설도 있다.

 

 

 

 

진채(陣菜):

음력 정월 대보름날, 여름에 더위를 이겨 내기 위하여 먹는 묵은 나물.

고사리, 박나물, 말린 버섯, 콩나물, 호박고지, 마른 취나물, 무, 가지고지, 무시래기 따위를 무쳐 먹는다.

전통적으로는 아홉 가지 내외의 나물이지만, 여의치 않으면 세 가지 정도로 줄이기도 한다.

진채에 포함된 나물 외에 호박잎, 도라지, 마른 고춧잎 등을 쓰기도 한다.

 

귀밝이술(耳明酒 이명주):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부럼을 깨는 것과 함께 찬 술을 마시는 관습이 있다.

이름처럼 귀가 밝아지고 귓병을 막아주며 1년간 좋은 소식만 듣기를 바란다는 기원을 이루기 위한 술이다.

술이긴 하지만 아이들에게 주기도 한다.

 

팥죽:

정월 대보름에도 팥죽을 먹는다.

붉은색이 악귀를 쫓는 색깔이기 때문에 동지 때와 유사하게 나쁜 귀신을 쫓아내기 위해 팥죽을 쑤어 숟가락으로 끼얹고 제사를 지내며, 오곡밥을 만들 때 있는 팥을 이용하여 만들 수도 있다.

 

 

이굳히산적:

산적(散炙)은 산적인데 이굳히산적이라면?

이굳히산적은 이(치아)를 튼튼하게 한다고 하여 정월 대보름에 먹는 산적(散炙)을 말한다.

"이굳히"는 "이구치"라고 읽는다.

이굳히산적이라고 해서 일반 산적과 특별히 다른 점은 별로 없다.

 

산적은

쇠고기 따위는 길쭉길쭉하게 썰고 가래떡은 가느스름하게 뽑거나 굵은 가래떡이라면 약간 가늘게 갈라서 짤막하게 자르고 버섯이나 우엉, 도라지, 파 등의 준비한 재료를 번갈아 꼬챙이에 꿰어서 갖은 양념을 발라 불에 굽거나 번철(옛날에는 주로 무쇠솥뚜껑을 뒤집어서 사용) 또는 프라이팬에서 지진 음식을 말하는데 꼬챙이에 꿰지 않은 산적도 있으며 밀가루 옷과 계란 옷을 입혀 조리하는 경우도 많다.

근래에는 게맛살이라든지 햄 따위의 재료들도 많이 활용한다.

 

 

한많은 대동강 - 노래  김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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